[금/유가] 관세 전쟁 격화에 유가 하락...금은 상승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국제유가가 격화되는 관세 전쟁과 산유국 협의체 OPEC+의 증산 발표 여파에 4일(현지시간) 수 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금 가격은 안전자산 수요와 달러 약세 덕분에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월물은 전장보다 배럴당 11센트(0.2%) 하락한 68.26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최저 종가에 해당한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국제 벤치마크 브렌트유 5월물은 58센트(0.8%) 내린 71.04달러로 지난 11월 이후 최저 종가를 기록했다.
전날 OPEC+가 4월 1일부터 하루 13만8000배럴의 산유량을 늘리기로 했다는 소식이 시장을 계속 압박하는 모습이다. OPEC+는 지난 2년 이상 중단된 일부 생산의 재개를 시작해 2026년까지 총 220만 배럴을 점진적으로 복구할 계획이다.
여기에 관세 관련 긴장감도 유가를 짓눌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예고했던 대로 멕시코와 캐나다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산 수입품에는 지난달 추가 10%에 더해 추가로 10%의 관세를 붙였다.
미국의 관세 조치에 중국은 미국 수출업체 3곳의 대두 수입을 중단하고 미국산 원목 수입도 중단하는 등 즉각 보복 조치에 나섰다.
애널리스트들은 관세 전쟁으로 경기 활동이 둔화되고 에너지 수요가 줄어 결국은 유가가 하락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필립 노바 상품 전략가 데런 림은 "현지 유가 하락 흐름은 OPEC+의 증산 결정과 미국의 관세 도입 결정이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서 얼굴을 붉힌 뒤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중단하기로 한 점도 또 다른 시장 변수라고 짚었다.
![]() |
금괴 [사진=블룸버그통신] |
금 가격은 관세 불안감에 따른 안전 자산 수요와 달러 약세 영향으로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4월물은 트로이 온스(1ozt=31.10g)당 전장보다 24.20달러(0.83%) 오른 2925.30달러를 기록했고, 금 현물은 한국시간 기준 5일 오전 5시 현재 18.85달러 상승한 2912.56달러를 기록했다.
중개업채 SP 엔젤은 "중국이 관세 충격을 완화하고 자국 수출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위안화 평가절하를 허용할 것이라는 추측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분석가들은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를 계속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미 달러화 대비 위안화의 추가적인 약세는 중국 구매자들의 금 매입을 더 부추길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성장 둔화 우려가 계속되면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는 이날 장중 106까지 밀리며 지난해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삭소뱅크 상품전략 대표 올레 한센은 관세 공포가 미 대선 이후 나타났던 증시 상승분을 모두 지워버렸다면서, 금의 경우 지난주 얕은 조정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추가 상승 여지가 크다면서 등락이 없진 않겠으나 최근 상향했던 목표가격 3300달러 도달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