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안아준 유럽, 美지지 필요..."평화계획 마련해 트럼프에 제시할 것"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정상회담이 파국으로 끝난 가운데, 영국과 프랑스가 우크라이나 평화계획을 수립해 미국에 제시하기로 했다고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보도했다.
이날 런던에서 유럽 동맹국 지도자들과 만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유럽이 "자발적 연합"을 구축하는 데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으며, 이 연합은 평화 유지를 위해 지상군을 포함한 군사 자산을 우크라이나에 투입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러한 계획에는 미국의 지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금요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거친 설전을 벌이며 회담이 결렬된 가운데, 이날 스타머 총리는 "유럽이 젤렌스키를 위한 중재자로 나서서 전투를 중단하고, 트럼프를 설득해 휴전을 위해 배치된 유럽군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제공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 |
3월 1일 런던에서 마주한 젤렌스키 대통령(좌)과 스타머 총리(우) [사진=로이터 뉴스핌] |
스타머는 총리는 "영국은 다른 국가들과 함께 지상군과 공군 등으로 이를 지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 "유럽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지만 이 노력에는 강력한 미국의 지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스타머 총리는 "미국이 신뢰할 수 없는 동맹국이라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서 젤렌스키에 대한 트럼프의 비판이 대서양 동맹에 의문을 제기한다는 주장도 일축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르 피가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과 스타머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에 "공중, 해상 및 에너지 인프라"에서 한 달간 지속될 초기 휴전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마크롱은 이 접근법이 러시아의 의도를 확인하는 데 유리하고, 전체 전선을 따라 지상에서 휴전을 감독하는 것보다 더 쉬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 지도자들은 우크라이나가 계속해서 서방의 군사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안전 보장의 일환으로 유럽군을 현지에 배치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평화 조건에 대해 미국과 유럽, 우크라이나가 공동의 입장을 취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우크라이나를 "잠재적 침략자들이 소화할 수 없는 강철 고슴도치"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유럽 국가다수는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파견하는 데 주저하는 상황으로, 독일, 스페인, 폴란드 등은 아직 '자발적 연합'에 참여하겠다는 제안을 하지 않았다.
FT는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트럼프와 친밀한 관계인 만큼 이번 노력에 중요한 역할을 할 인물로 여겨진다면서,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가 우크라이나와 함께 평화 청사진에 합의한 뒤 이를 백악관에 제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앞으로 몇 주 동안 유럽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강화함으로써 자신들의 수사를 뒷받침할 수 있을지가 드러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젤렌스키에 따르면 미국은 전쟁 시작 이후 거의 700억 달러의 군사 원조를 보냈으며, 이는 우크라이나의 다른 어떤 동맹국의 기여도 압도하는 금액이다. 유럽 국가들도 전쟁 내내 지원은 꾸준히 늘려왔으며, EU와 회원국들은 500억 달러 이상의 군사 지원을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