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 석유회사 셰브론의 베네수엘라 석유 사업권 회수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미국 정부가 석유회사 셰브론에 부여한 베네수엘라 석유 사업권을 취소할 방침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26일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올린 글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선개 제도 개혁과 이민자 귀환을 등한시했다고 비난하고 2022년 11월 26일자로 맺었던 베네수엘라 석유 거래 협정상의 양해 사항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셰브론을 거명하지는 않았으나 이 날짜에 사업권을 부여받은 기업은 셰브론이 유일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베네수엘라가 미국내 베네수엘라 불법 이민자들을 모두 귀국시키고 운송 비용을 부담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한 바 있다. 하루 전 리차드 그레넬 미국 특사가 카라카스에서 마두로 대통령을 만나고 6명의 미국인 구금자들을 귀국시켰다.
셰브론 측은 트럼프의 게재물을 알고 있으며 그 파장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셰브론은 베네수엘라에서 일평균 24만 배럴(bpd)의 원유를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석유 생산량의 4분의 1이 넘는 양이다.
셰브론은 사업권이 종료되면 베네수엘라 원유를 수출할 수 없게 된다.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 APDVSA가 셰브론을 대신해 수출하더라도 미국 정유업체들은 미국의 베네수엘라 제재조치로 원유를 수입할 수 없다.
델시 로드리게즈 베네수엘라 부통령은 텔레그램에서 "미국 정부가 미국기업 셰브론을 제재하는 이해하기 힘든 결정을 내렸다"고 썼다. 이런 잘못된 결정이 베네수엘라의 이민을 촉진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정부는 작년 4월 마두로 정권이 선거제도 개혁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광범위한 원유 제재를 재개했으나 셰브론의 사업권은 회수하지 않았다.
셰브론 원유 사업에 따른 세금과 로열티 지급액은 마두로 정부의 중요한 자금원이 되어 베네수엘라의 석유 및 은행 부문 활성화에 기여했다.
컨설팅기업 오로라 매크로 스트레티지스의 호세 호세 이그나시오 에르난데스는 셰브론과 유럽 기업의 석유 사업으로 베네수엘라 정부가 걷어들이는 로열티와 세금만 연간 20억~32억 달러에 달한다고 말했다.
![]() |
베네수엘라 마라카이보 호수에 있는 바요 그란데 원유 하역장에 셰브론 유조선이 정박해있다. [사진=로이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