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트럼프발 불확실성에 9만 달러 하회…관련주도 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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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비트코인 가격이 25일(현지시간) 9만 달러 밑으로 하락해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최저치로 밀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등 거시 여건에 불확실성을 야기하면서 위험 자산 회피 현상이 암호화폐 시장에도 번졌다.
코인 매트릭스에 따르면 이날 비트코인은 장중 8만7736달러까지 급락하면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동부 시간 오전 9시 5분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5.85% 내린 8만8765.20달러를 가리켰다.
이더와 리플, 솔라나 등 다른 가상화폐도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약세가 지속하면 암호화폐 시장은 지난 8월 초 이후 최대 폭의 4거래일간 약세를 기록하게 된다.
암호화폐 시장에 친화적인 모습을 보여온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이후 큰 폭의 랠리를 펼쳐온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는 최근 들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달 20일 이후 비트코인은 약 20%가량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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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이미지.[사진=로이터 뉴스핌] |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암호화폐 관련 규제를 더욱 명확하게 하는 구체적인 조치를 내놓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질적인 행 부재했고, 관세 등 불확실성이 오히려 확대하면서 다른 위험 자산과 함께 암호화폐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3거래일간 나스닥 100지수도 지난 2개월간 가장 큰 폭의 약세를 보였다.
암호자산 거래소인 인디펜던트 리저브의 에이드리언 프젤로즈니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 가격 하락은 최근 며칠간 금융시장을 가장 크게 강타한 트럼프 대통령의 다양한 관세 등 전반적인 거시적 불확실성과 관계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스완 비트코인의 스티븐 루브카 프라이빗 클라이언트 책임자는 "시장이 새로운 정부의 불확실성과 싸우면서 가장 성과가 좋은 종목이 지수를 몇 번이나 끌어내리는 등 주식은 지난주 몇 거래일 동안 다소 어려웠다"며 "이러한 압박이 비트코인과 암호자산 시장으로 번졌다"고 판단했다.
루브카 책임자는 가시적인 단기 촉매제의 부재와 주식시장에 대한 압박이 차익실현 여건을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동안 뜨거운 열기를 보였던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도 주춤하는 모습이다. 최대 비트코인 펀드인 아이셰어스 비트코인 트러스트 ETF(IBIT)에서는 전날 1억5800만 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고 피델리티 와이즈 오리진 비트코인 펀드(FBTC)에서도 2억5000만 달러가 빠져나갔다.
암호화폐 관련주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6%대 약세를 보이고 있으며 코인베이스와 라이어트 플랫폼도 각각 3%대와 4%대 내림세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