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외교력 1차 시험대 "푸틴과 사우디에서 만나 종전 협의"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아마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 후 백악관에서 진행된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 취임 선서 행사에서 기자들에게 "나는 푸틴 대통령과 주로 전화 통화로 대응할 것이지만 우리는 결국 만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발언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어 그는 "우리는 그가 이곳(미국)에 오고, 내가 그곳(러시아)에 가고 아마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만나게 될 것"이라고 알렸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러 정상 간 사우디 회동이 언제쯤 이뤄질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사우디는 수 차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지난달 9일 젤렌스키 대통령과 전화 통화로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을 논의한 바 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는 러시아와 함께 석유수출국기구 감산 동맹(OPEC+)을 이끄는 주축이다. 러시아는 OPEC 회원이 아닌 주요 산유국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전쟁 자금 축소를 위해서라도 사우디가 원유 생산량을 늘려 유가를 떨어뜨려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이날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각각 전화 통화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우리는 양측 협상팀이 (종전을 위한) 협상을 즉각 개시하도록 하는 데 합의했다"고 알렸다.
오는 24일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3주년을 앞두고 미국의 협상 중재가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들에게 "나는 오늘 아침에 (푸틴 대통령과) 한 시간 넘게 길게 훌륭한 대화를 했다"라며 "젤렌스키 대통령과도 좋은 통화를 했다"라고 다시 알렸다.
그는 그러면서 자신이 푸틴 대통령에게 멀지 않은 시점에 휴전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그리고 미국 모두 평화를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문제와 관련해서는 "실용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2014년 크림반도 병합 이전 수준으로 영토를 되찾을지에 대해서는 "그럴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일부는 되돌아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도 이날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방위 연락 그룹'(UDCG) 회의 모두 발언에서 "우크라이나의 국경을 2014년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 비현실적인 목표임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돼야 한다"라며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추진은 "현실적인 결과물이라고 보지 않는다"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