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고급차·태양전지 등 30개 품목에 대한 '대체 관세' 부과 '재검토'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이 현실화하고 있는 가운데 인도가 고급 자동차 등 30개 품목에 대한 관세를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인도 재무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 인도 정부가 고급 자동차와 태양전지·화학제품 등 30개 이상의 품목에 대한 관세를 손보기로 했다며 이것이 미국산 상품의 수입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최근 2025/26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예산을 편성하면서 최고 수입 관세를 150%에서 70%로, 평균 관세율을 현재의 13%에서 11%로 낮추는 한편,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대체 관세인 농업인프라개발세(AIDC)를 부과하거나 인상하기로 했다.
고급 오토바이와 자동차·화학제품 등 32개 제품이 포함된 특별 리스트를 작성해 5~70%의 AIDC를 부과하기로 했다며, 기존에는 이들 품목에 대해 AIDC가 부과되지 않았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예를 들어 CIF(비용, 보험 및 운임) 가치가 4만 달러(약 5806만원) 이상인 고급 차량의 경우 기본 관세는 70%로 낮아지는 반면 40%의 AIDC가 추가 부과되고, 태양전지와 모듈·기타 반도체 소자에는 기존 25~40%에서 20%로 인하된 기본 관세와 7.5~20%의 AIDC가 부과되는 것이다.
AIDC는 인도 연방 정부가 징수하는 대체 수입 관세로, 농장 인프라 구축 등에 사용된다.
인도 정부가 AIDC 부과를 재검토하기로 한 것은 트럼프의 관세 압박을 의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이달 미국 방문을 앞둔 가운데 유화적 제스처를 취함으로써 무역 갈등 등 불편한 분위기를 피하겠다는 의도로 보여진다.
산제이 쿠마르 아르가왈 인도 중앙 간접세·관세위원회(CBIC, Central Board of Indirect Taxes and Customs) 위원장은 "중공업과 재생에너지 등 전담 부처가 AIDC 감면에 관해 산업계와 협의할 것"이라며 "협의를 통해 AIDC 부과 리스트를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은 인도의 최대 무역 상대국이다. 2023/24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 양국 간 무역액은 1180억 달러를 넘어섰고, 인도는 약 320억 달러의 무역흑자를 냈다.
[사진=바이두(百度)]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