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팔레스타인 강제 이주시켜 미국이 가자지구 갖겠다"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각)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을 가자지구에서 강제 이주시키고 미국이 가자지구를 취해 휴양지로 재건하겠단 야망을 깜짝 드러냈다.
뉴욕타임스(NYT), CNBC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으로 가자지구가 사실상 "철거 현장"이 되었고 "아주 기분 나쁜 곳"(hellhole)이 되었다며 "미국은 가자지구를 장악하고, 그곳에서 일을 할 것이다. 우리는 그곳을 소유하고 책임질 것"이라고 밝혔다.
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 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가자지구에 남은 불발탄과 무기를 치울 것"이라며 "또한 재건해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이는 중동 전체가 매우 자랑스러워할 만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자지구에 미군을 파견할 것이냐는 질문에 "필요하다면 그렇게 하겠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가자지구에 누가 살게 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지구촌 사람들"이라며 가자지구는 "중동의 리비에라(Riviera·프랑스 남부 해안 휴양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가자지구 장악은 영구 점령을 의미하는가의 질문에는 "장기 소유를 바라보고 있다"라며 "중동에 큰 안정을 가져올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미국이 무슨 권한을 갖고 가자지구를 장악하느냐 취지의 질문에는 "나는 이 문제를 오랜 기간 연구했다"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수십 년간 겪은 폭력을 반복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이들을 인근 요르단이나 이집트 등 국가로 이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동 역내 국가들이 가자 주민들에게 더 나은 생활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들(가자지구 주민)도 (가자지구로) 돌아가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 기자회견에서 구체적인 이주 계획은 제시하지 않았다. 요르단, 이집트 모두 이전부터 가자지구 주민 대거 수용에 반대해 온 사안이어서 미국이 어떻게 약 200만 명의 가자지구 주민을 다른 국가로 이전시킬지는 불분명하다.
끝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인 시간표 제시 없이 가자지구,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