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전쟁 현실화...자동차·반도체 기업 가장 큰 타격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미국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를 한 달간 유예했지만 트럼프 관세의 파장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경제전문매체 CNBC는 관세 전쟁이 현실화하면 중단기적으로 제조업 비중이 큰 나라의 경제 성장이 낮아지고 유가 및 미국 소비자 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미국 고금리 추세와 달러화 강세가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이외 지역에서는 자동차, 반도체, 소비재 기업, 중국의 온라인 유통업체가 가장 타격을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자동차 산업은 관세 전쟁의 피해를 가장 많이 받을 업종으로 꼽혔다. 독일 폭스바겐의 경우 멕시코에서 가장 큰 자동차 공장에서 자동차를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한다.
RBC 캐피탈 마켓은 멕시코 관세가 실제 부과되면 폭스바겐 수익이 9%, 멕시코에서 램 픽업 트럭을 생산하는 스텔란티스는 수익이 12% 각각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금융 및 시장 책임자인 수잔 스트리터는 반도체 산업 역시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과 멕시코에서 생산한 반도체에 의존하고 AI 데이터센터 건설에 필요한 부품을 수입하는 엔비디아, 대만의 TSMC, 네델란드의 ASML 등 반도체 및 반도체 장비 업체는 관세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교란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에 제품을 수출하는 소비재 기업도 타격이 예상된다.
글로벌 프리미엄 주류 기업 디아지오는 영업이익의 45%가 미국 매출에서 나와 관세의 영향을 피할 수 없다. 이 회사 미국 매출의 70% 정도가 캐나다 위스키, 멕시코 데킬라, 스카치, 베일리스, 기네스 등 수입품 판매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800달러(약 117만원) 이하 물품에 대한 면세 제도를 인정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중국의 온라인 쇼핑 플랫폼 테무, 쉐인, 알리익스프레스가 직격타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 세관당국에 따르면 작년 한해 동안 중국으로부터 수입된 소액 면세 물품은 13억 건이 넘는다.
이밖에 금속, 목재, 유리, 플라스틱, 석탄, 보석을 탐사-추출-가공하는 원자재 업체 역시 성장 침체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침체된 캐나다의 목재 산업은 캐나다 미국간 관세 전쟁이 현실화하면 타격이 불가피하다.
중국, 캐나다, 멕시코는 태양광, 풍력 등 그린에너지 부품과 장비를 생산하는 핵심 기지다. 미국청정전력협회는 3일 관세 부과로 캐나다와 멕시코 장비 가격이 상승하면 에너지 생산 비용이 증가해 그린에너지 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들은 장기 프로젝트 파이낸스 의존도가 큰 태양광 및 풍력 설비의 채산성이 악화돼 에너지 전환을 방해할 것으로 예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 취임 첫날 캐피탈 원 아레나에서 열린 퍼레이드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