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마켓 리포트 1월 22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21일(현지시간)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첫 거래일을 맞이한 증시는 당장 보편 관세 부과가 없었다는 사실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24% 오른 4만4025.81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88% 상승한 6049.24,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0.64% 전진한 1만9756.78로 각각 마감했다.
주식시장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첫날 보편 관세 시행이 없었다는 데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와 캐나다에 25%의 관세 부과 계획을 밝히기도 했지만, 시장이 우려한 보편 관세보다는 경제에 미칠 영향이 적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픈AI, 오라클, 소프트뱅크와의 합작으로 720조 원에 달하는 인공지능(AI) 민간 투자를 발표하면서 기술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징주를 보면 애플은 기대 이하의 중국 아이폰 판매 실적에 3.19% 급락했다. 제프리스는 애플 투자 의견을 '보유'에서 '시장 수익률 하회'로 하향 조정했다. 룹캐피털 역시 애플 투자 의견을 '보유'로 낮췄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대체로 상승 마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 정책 불확실성이 상승폭을 제한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600지수는 전장보다 0.40% 오른 525.98에 마쳐 3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까지 STOXX600지수는 5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지수는 0.25% 전진한 2만1042.00을 기록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지수는 0.48% 상승한 7770.95를 나타냈으며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지수는 0.33% 오른 8548.29로 집계됐다.
반면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지수는 0.14% 밀린 1만1927.40,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 MIB지수는 0.23% 하락한 3만6059.17에 각각 마감했다.
헬스케어와 럭셔리 섹터가 강세다. 노보노디스크와 버버리의 주가는 각각 4%와 5.30% 상승하며 시장을 주도했다. 번스타인은 "럭셔리 부문은 몇 달간 부진 후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인도 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로 하락 마감했다. 센섹스30 지수는 1.60% 하락한 7만 5838.36포인트로, 니프티50 지수는 1.28% 하락한 2만 3045.30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관세 부과 계획을 밝히자 "이후 인도를 겨냥한 조치가 나올 수 있다는 가능성이 인도 증시에 놀라움을 주고 변동성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니프티 변동성지수(VIX)는 3.9% 급등하며17.055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8월 6일 이후 최고치다.
이밖에 강달러와 미 국채 금리 급등으로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 인도 증시를 끌어내리고 있단 진단이다.
특징주로는 온라인 음식 배달 플랫폼인 조마토가 3분기 실적 부진을 보고하면서 직전 거래일 대비 10% 이상 급락했다.
미 국채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유보에 따라 국채 가격이 단기물은 하락하고 중장기물은 상승하는 '불 플래트닝' 현상이 나타났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4.574%로 3.7bp(1bp=0.01%포인트) 하락했으며, 2년물 금리는 4.274%로 0.2bp 상승했다.
10년물 금리가 5%에 바짝 다가서는 등 트럼프 취임을 앞두고 뛰던 미 국채 금리는 지난주 공개된 미국의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물가지수가 예상보다 양호했던 것이 확인되자 하락세를 이어왔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예고했던 강력한 관세 부과를 유예하는 입장을 보이자 트럼프 취임에 앞서 대규모 채권 매도로 대비하던 시장은 장기물을 중심으로 매수로 전환하는 모습이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 지수는 이날 오후 거래에서 전날 대비 1.25% 내린 107.98을 가리켰다. 지난주 초반 달러화 지수는 110도 넘으며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예상보다 완만한 물가 수치 등에 오름 폭을 반납했다.
국제 유가는 트럼프 정부가 석유 생산을 늘릴 방침을 밝히면서 하락했다.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2월물은 전장보다 2.6% 내린 75.89달러를 기록했다. 2월물이 만기를 맞이함에 따라 근월물로 거래되는 3월물은 2.0% 하락한 75.83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 3월물은 1.1% 밀린 79.29달러를 가리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미국이 원유 생산을 늘릴 것이라는 전망을 낳았다. 미즈호의 로버트 야거 애널리스트는 "원유 부족 현상은 없다"며 미국산 원유 생산이 현재 이미 사상 최대라고 짚었다. 야거 애널리스트는 "부족한 것은 수요"라며 "정유사들이 더 많은 연료를 만들 필요가 없다면 원유를 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값은 트럼프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로 상승했다. 금 선물 2월물은 트로이 0.4% 오른 2759.20달러에 거래됐다. 금 현물은 장중 2742.48달러로 올라 지난 12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TD증권의 대니얼 갈리 원자재 전략가는 "오늘 움직임은 대부분 트럼프의 취임 이후 미국의 보편 관세 위협 때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