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당국, 중시 부양 나섰다...펀드회사에 "5000원 투자도 받아라" 주문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인도의 증권 당국이 침체에 빠진 주식시장을 부양하기 위해 개인들의 소액 투자를 촉진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1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가 인용한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인도증권거래위원회(SEBI)는 자산운용업계에 개인 투자자의 월 최소 펀드 투자 한도를 250루피(약 3달러, 약 4000원)로 낮출 것을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소식통은 또한 뮤추얼 펀드 투자를 위한 고객 신원 확인 절차를 간소화하고 비용을 줄이도록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0일 마다비 푸리 부흐 SEBI 의장은 금융 포용성 확대의 일환으로 '250루피 SIP(Systematic Investment Plan·소액 적립식 투자)'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SEBI의 이 같은 방침은 인도 증시가 침체를 겪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미국 달러 강세와 국채 금리 급등, 인도 경제의 성장 둔화 우려 등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인도 증시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소액 투자를 통해 증시 하락을 방어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현재 SIP를 통해 주식에 투자하는 인도 현지인은 약 2억 2500만 명이다. 이들은 지난해 월 평균 2236억 루피를 인도 증시에 투자해 외국인 이탈에 따른 충격을 완화했다.
로이터는 "2억 2500만 명의 투자자 대부분이 대도시 출신"이라며 "월 투자 한도를 낮추면 소도시 주민의 투자를 촉진하는 데 도움이 돼 펀드회사들이 새로운 시장을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도 뮤추얼펀드 협회 자료에 따르면, 인도 뮤추얼펀드 업계는 현재 66조 9300억 루피 규모의 자산을 관리 중이며, 2024/25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 SIP 규모는 2016/17회계연도 대비 4배 이상 증가한 2조 1000억 루피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 최대 온라인 투자 플랫폼인 제로다(Zerodha)의 닐 레쉬 베르마 뮤추얼펀드 투자 책임자는 "500루피 미만의 SIP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현재 플랫폼의 총 SIP 중 500루피 미만은 5%가 채 되지 않지만 해당 상품에 대한 젊은 투자자의 참여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도 증시는 외국인 기관 투자자(FII) 이탈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상승 마감했다. ICICI 증권은 "인도 증시는 과거 FII에 의해 주도되며 FII가 빠져나가면 하락했지만 지난해는 달랐다"며 "개인 투자자들이 지난해 인도 증시의 '구원투수'였다"고 평가했다.
ICICI에 따르면, FII는 지난해 2조 9600만 루피의 순매도를 기록했지만 벤치마크 지수인 니프티50 지수는 9%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인도 개인투자자들은 지난해 11월 30일까지 인도 주식에 1조 5400억 루피를 투자했다"며 "이는 역대 최고치였던 2021년의 1조 4200억 루피를 웃도는 것"이라고 전했다.
인도 경제의 활기를 보여주는 야경 [사진=블룸버그통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