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모기지 금리 7% 돌파…주택시장 '한파' 예고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심리적으로 중요한 7%선을 넘어서면서 주택 시장에 한파가 휘몰아칠 전망이다.
16일(현지시간) 미국 국책 담보대출업체 프레디맥(Freddie Mac)에 따르면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금리는 7.04%를 기록해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으로 7%를 넘어섰다.
모기지회사 로혼&어소시에이츠 회장 캘빈 로혼은 주택 구매와 재융자가 전년 대비 20% 급감했던 지난해를 떠올리며 "안타깝게도 (모기지 금리가 7%라는) 그 지점에 다시 도달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연간으로 기존 주택 판매량은 1995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높은 모기지 금리와 비싼 주택 가격, 높은 보험료와 세금 등 주택 소유 비용도 늘어 상당수 미국인들에게 내 집 마련은 요원한 꿈이 돼 버린 상황. 새해 들어 주택시장 주변 환경은 작년 가을보다 더 거칠어지고 있다.
미국 미네소타주 코티지그로브에 있는 DR호튼의 이스트리지우즈 개발단지 내 주택 [사진=블룸버그통신] |
지난해 9월 1000명 이상의 주택 소유자와 세입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70%는 자신이 받아들일 수 있는 최고 모기지 금리가 5.49% 이하라고 답했다. 현재 금리는 이를 크게 넘어섰다.
모기지 금리는 대개 미국채 금리와 연동돼 움직이는데, 최근 이틀 사이 다소 후퇴하긴 했으나 연초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5%를 가시권에 두면서 자산 시장 전반에 긴장감을 몰고온 바 있다.
모기지은행협회(MBA) 최고경영자(CEO) 밥 브룩스미트는 "모기지 금리의 상승세는 지속적인 금융 시장 변동성과 인플레이션 압력의 결과로, 주택 구매자 수요를 짓누르고 있다"고 말했다.
모기지 금리는 지난 여름과 가을에 6%를 약간 초과하는 수준으로 일시 하락했는데 덕분에 침체됐던 주택 시장이 다시 살아날 것이란 기대가 고개를 들기도 했다.
실제 기존 주택 판매는 11월에 증가하여 3년 이상 만에 가장 큰 연간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이 회복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주택 판매는 봄 시즌에 가장 활발한데 연초 금리가 성층권에 머무르면서 주택 거래에 직격타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부동산 중개인이 받는 수수료 규칙 변경도 일부 주택 구매자에게 불확실성을 키워 주택 구매를 망설이는 사람들은 더 늘어날 것으로 봤다.
산불로 1만 5000가구 이상의 주택이 불에 탄 캘리포니아 지역의 주택 시장 한파는 더 극심할 것으로 우려된다.
WSJ은 "산불로 임시 주택을 찾는 수천 명의 사람들이 치열한 임대 시장으로 몰려들며 임대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일부 임대 물건은 월 2만5000달러에서 4만 달러까지 치솟았다"고 전했다.
산불로 소실된 주택을 새로 지을 때까지 이들은 새로운 거주지를 찾아야 하는데 이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지역 전체의 임대료 상승을 부추길 것이라는 분석이며, 일각에서는 피해 지역 임대료가 6% 넘게 오를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