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MAGA 외치는 트럼프 ① 출범 전부터 부채-금리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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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취임 첫날 25개의 행정명령 서명을 필두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make America great again) 만들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복병을 만났다. 빚과 금리다.
장기물을 중심으로 한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이 심상치 않다. 경제 지표 호조와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 이로 인한 연방준비제도(Fed)의 매파 정책 기조 전망이 시장 금리를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여기에 국채 발행 실적의 부진도 금리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세금 인하를 포함해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 기조가 포퓰리즘 색채를 강하게 보인다는 해석도 금리 상승의 배경으로 지목됐다.
업계에 따르면 1월7일(현지시각) 미국 벤치마크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8bp(1bp=0.01%포인트) 상승하며 4.69%에 거래됐다. 이는 2024년 4월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장중 고점은 4.699%로 파악됐다. 10년물 수익률이 2024년 4월 기록한 52주 최고치인 4.739%를 향해 오르며 월가를 긴장시키고 있다.
30년물 국채 수익률도 가파른 오름세다. 30년물은 1월6일 5bp 뛰며 4.86%를 기록, 2023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낸 데 이어 1월7일 4.919%까지 추가 상승했다.
2년물과 10년물 국채 수익률 추이 [자료=블룸버그] |
경제 지표 호조가 금리 상승의 직접적인 배경으로 작용했다.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12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월 대비 2포인트 상승한 54.1로 집계됐다.
이는 월가의 예상치 53.3을 웃도는 동시에 6개월 연속 50을 상회했다. 수치는 50을 기준으로 경기 확장과 수축으로 구분된다.
30년물 국채 수익률 추이 [자료=블룸버그] |
고용 지표도 예상치를 웃돌았다. 미국 노동통계국이 집계한 11월 구인 건수가 810만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770건을 훌쩍 웃도는 수치다.
1월10일 공개되는 12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16만건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월가는 경제 펀더멘털을 근거로 볼 때 연준의 금리 인하가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경제 지표 호조는 금리 수준이 시장의 우려만큼 제약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단면으로 풀이되면서 향후 금리 인하 기대감을 떨어뜨리고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1월28~29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4.25~4.50%로 동결될 가능성을 95.2%로 판단한다. 수치는 전날 91.4%와 1개월 전 62.9%에서 가파르게 뛰었다.
뿐만 아니라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이 2025년 기준금리를 25bp씩 두 차례 내리는 데 그치는 시나리오에 무게를 둔다.
특히 1월은 물론이고 상반기에는 정책자들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할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이날 경제 지표를 확인한 트레이어들은 연준이 7월 25bp 금리 인하에 이어 연말까지 추가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을 35%로 판단했다. 수치는 지표 발표 전 70%에서 절반 수준으로 꺾였다.
12월 이후 장단기 국채 수익률이 뚜렷한 오름세를 보인 것은 통화정책에 대한 월가의 전망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조스 토레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를 내고 "시장의 관심이 재정적자와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인플레이션 리스크로 옮겨 갔다"며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꺾이면서 금리 상승 압박이 높아지는 모양새"라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공약대로 법인세를 21%에서 15%로 떨어뜨리는 한편 소득세 인하와 증여세 및 상속세 완화에 나서면 재정적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고, 이는 국채 발행 물량 증가와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월가는 예상한다.
JP모간 애셋 매니지먼트의 프리야 미스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관세와 재정 부양, 반이민 정책까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자극하는 변수들이 상당수"라며 "대선 이후 시장 금리 상승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페드워치 툴이 제시하는 1월 FOMC 전망 [자료-시카고상업거래소(CME)] |
프랭클린 템플턴의 소날 데사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채권시장이 마침내 연준의 매파 기조를 예상하기 시작했다"며 "연준이 공격적인 금리 인하와 유동성 공급으로 자산시장을 살려주지 않을 것이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브랜디와인 글로벌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트레이시 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최근 강력한 경제 지표는 연준의 통화정책이 그다지 제약적이지 않다는 의견에 설득력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국채 발행 실적도 금리 상승의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 BMO 캐피탈 마켓에 따르면 1월6일 진행된 580억달러 규모 3년 만기 국채 입찰에서 낙찰 금리가 월가의 예상보다 1.2bp 높게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비딜러의 입찰 참여율이 80.6%로 집계, 평균치인 84.2%를 밑돌았다. 이로 인해 프라이머리 딜러들이 평소보다 많은 물량을 떠안아야 했다.
이번 입찰은 1월9일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국가 애도일을 앞두고 8일까지 예정된 3건의 국채 입찰 중 첫 번 째였다.
1월7일 실시한 10년물 국채 발행 금리도 큰 폭으로 뛰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390억달러 규모로 진행된 10년물 국채 입찰의 발행 금리는 4.68%로, 1개월 전 수치 4.235%에서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날 장중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4.7%에 근접하며 약 8개월래 최고치를 나타낸 것은 발행 금리 상승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투자자들은 워싱턴발 금리 상승 리스크를 우려하는 표정이다. MLIV의 가필드 레이놀즈 전략가는 보고서를 내고 "대규모 재정 지출 계획이 의회에서 순조롭게 통과되더라도 채권시장에는 악재"라며 "여기에 부채 한도 불안을 재점화시킬 정치적 혼란까지 채권 투자자들이 양면적인 손실 위험을 맞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차기 행정부는 주교 입법 정책들을 최대한 신속하게 실행한다는 움직임이다. 마이크 존스 하원의장은 지난 주말 "포괄적인 법안을 5월까지 혹은 4월 말까지 트럼프 차기 대통령이 서명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