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제 차갑게 식어가나… 3분기 GDP 성장률 0.1%→0.0%로 수정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영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수정치)이 0.0%에 그쳤다. 지난달 잠정적으로 집계했던 수치 0.1%보다 더 떨어졌다.
영국 경제성장률은 지난 1분기 0.7%, 2분기 0.4%를 기록한 데 이어 이번에 0.0%까지 추락하면서 경제가 차갑게 식어가는 모습이다. 2분기 데이터도 0.5%에서 0.4%로 하향 조정됐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 경제가 3분기에 성장에 실패했는데, 이는 (급격한) 세금 인상 예산으로 이미 기업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는 노동당 정부에게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런던 거리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영국 통계청(ONS)은 23일(현지시간)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이전 분기에 비해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정체했다"면서 "이는 잠정치(0.1% 성장)에서 하향 조정된 수치"라고 말했다.
부문별로는 영국 경제의 약 80%를 차지하는 서비스가 성장을 멈췄고, 건설은 0.7% 증가했지만 생산은 0.4% 감소했다.
레이철 리브스 재무장관은 "정부가 엄청난 도전에 직면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15년간 방치한 경제(성장)을 회복하고 공공재정을 적절히 지원하는 것은 엄청난 과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노동당 정부의) 예산이 장기적 성장의 기반을 마련했다"면서 "(이러한 난관은) 근로자들을 위해 무언가를 제공하려는 우리의 열정에 불을 지피는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영국에서 최근 발표되고 있는 각종 지표는 영국이 처한 현실이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월별 GDP 성장률 동향을 보면 지난 10월 GDP 성장률은 -0.1%를 기록해 전달에 이어 2개월 연속 역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2020년 3~4월 이후 4년 반 만에 처음이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지난 19일 금리를 연 4.75% 수준에서 동결하면서 영국 경제가 10~12월 사이에 전혀 성장이 없다고 밝혔다.
또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2.6%에 달해 올 3월 3.2% 이후 8개월 만에 최고치였다. 9월 1.7%를 찍은 이후 10월 2.3%를 거쳐 불과 2개월 만에 0.9%포인트 급상승했다.
영국 17만개 기업을 대표하는 영국산업연맹(CBI)은 최근 기업 조사 결과 등을 언급하며 "경제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용주에 대한 국민보험료 인상과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당 정부의) 정책으로 가격이 인상되고 일자리는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BBC는 영국 소매업협회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내년 1월에 지출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면서 "ONC 경제통계국장 리즈 맥키언은 영국 가구의 1인당 가처분 소득도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