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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보다 당 우선' 공당의 위험천만한 발상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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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만약 중국 공산당이 당과 국가 군대, 셋중에 차례로 버려야하는 상황에 맞딱뜨린다면 제일 먼저 국가를 버리고, 최후의 순간에 군대를 포기할 것이라는 말이 있다.

중국이 일당 독재 공산당의 나라이자 공산당 지상주의 국가임을 말해주는 에피소드다. 중국에서 공산당은 무조건적으로 옳고, 어떤 희생을 감수하고라도 최후까지 지켜내야할 최고의 선이자 핵심 가치다.

중국 공산당은 1921년 창당 후에 1927년 군대를 창설했고, 그 군대로 국민당과 싸워 이겨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라는 국가를 세웠다. 출범한 순서가 '만약의 상황'에서 포기해야할 대상의 역순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공산당이 없었다면 신중국도 없었을 것이다.' 글자를 깨우치기 무섭게 중국 유치원과 학교가 아이들에게 제일 먼저 가르치는 노래도 공산당에 대한 찬양과 절대적 숭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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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유일 집권 공산당이 영도(지도)하는 나라다. 중국 헌법(1장 2조)도 모든 권력은 인민에게 속해있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공산당이 일체의 권한을 위임 받아 행사한다.

일당 체제는 오만과 독선에 빠질 수 있고 여러가지 민주적 가치를 제약할 위험을 품고 있다. 체제 경쟁력에서 단연코 우리 사회가 중국보다 우월하다는 자부심을 갖는 이유다.

비록 일당 독재 체제지만 중국 공산당 정치의 기본 역시 다수 인민의 의사에 따르는 것이다. 그 바탕엔 '당은 언제나 국민과 국가를 위해 최선의 선택을 하고 정확한 결정을 내린다'는 당위론적인 전제가 깔려있다.

헌법을 위배한 비상계엄과 내란 의심을 받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 표결에서 국민의 힘 당은 마치 '만약의 상황'에 처한 중국 공산당 처럼 국가에 우선해 당을 선택하는 결정을 내렸다.

한가지 중국 공산당과 다른 것은 이 결정이 국가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절대 다수 국민들이 수긍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민의 힘 당의 탄핵 소추안 표결 보이콧은 당과 100여명 의원들이 살겠다고 나라를 외면한 꼴에 다름 아니다.

서방 외신이나 외국 전문가들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탄핵 소추안 표결 불성립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카고 국제문제협의회의 한국 담당 칼 프리드호프 연구원을 인용, 한국 '국민의 힘' 당이 나라보다 당을 먼저 생각하는 결정을 함에 따라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의 힘 당은 집단 불참으로 표결 자체를 불성립 시킨 이유에 대해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는 옹색한 명분을 내세웠다. 하지만 이로인해 헌정 질서의 혼란이 더 가중된다는 점은 미처 생각 못한 것일까, 일부러 모르는 척 외면해버린 것일까.

7일 저녁 차가운 날씨속에 국회 앞 대로에 모인 군중들은 '국민의 힘' 당 의원들의 이름을 하나 하나 호명하면서 제발 표결에 참석해달라고 당부했다. 현장 취재에 나선 기자에게 그것은 어느 정파적 이익을 위한 정치적 구호라기 보다 한국의 자유 민주주의를 지켜달라는 간절한 호소로 들렸다.   

찬성이든 반대든 모두가 표결에 참여해 자유롭게 의사 표시를 했어야 했다. 국민의 힘당은 한국 의정사에 남을 역사적인 순간, 당의 이익을 위해 국민과 국가를 외면했을 뿐만 아니라 대의 민주정치의 기본 조차도 저버렸다.

탄핵 소추안 표결은 반헌법적 비상계엄과 내란 의심을 받는 대통령에 대한 헌법적 절차에 따른 정상적 국회 활동이다. 이런 의정 활동을 집단 보이콧 한 것은 어느모로 보나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공당의 옳바른 모습이라고 보기 어렵다.

서울= 최헌규 중국전문기자(전 베이징 특파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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