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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발 물러선 젤렌스키..."영토 수복 못 해도 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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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승인을 촉구하며, 러시아에 점령된 영토를 당장 수복하지 못해도 휴전 협상을 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영국 스카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우리가 이 전쟁의 과열 국면을 멈추고 싶다면 우리가 통제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영토를 나토의 우산 아래에 둬야 한다"라며 "빨리 그렇게 해야 한다. (러시아에 점령된) 우크라이나 영토의 경우 외교적 방법으로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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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현지시간) 기자회견 하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이어 그는 "(러시아 대통령인 블라디미르) 푸틴이 다시 돌아와 더 많은 우크라이나 영토를 장악하지 못하게끔 보장하기 위해" 휴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가 점령한 동부 영토를 당장 수복하지 않더라도 국제사회가 우크라이나의 온전한 영토를 인정하고, 나토 가입 승인으로 우크라이나의 나머지 영토가 보호받는다면 휴전 협상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14년 러시아에 강제 병합된 크림반도를 비롯해 러시아에 점령된 영토를 양도하겠다고 한 번도 말한 적이 없다.

그가 빼앗긴 영토 모두 수복해야 한다는 기존 휴전 조건에서 선회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2기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집권 2기 때 미국의 대(對)우크라이나 지원이 중단되거나 조기 휴전 협상을 중재할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과 "직접 일하고 싶다"라며 "우리는 새로운 모델을 찾아야 한다. 나는 그와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싶고 그의 의견을 듣고 싶다"라며 조속히 만남을 추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을 휴전 협상의 전제 조건으로 내걸면서 오는 3~4일 개최되는 나토 외교장관 회의에 이목이 주목된다.

나토는 지난 7월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되돌릴 수 없는 경로에 들어섰다"라고 선언했지만, 아직 가입 초청이나 구체적인 일정은 제시된 게 없다.

나토는 이번 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 메시지를 발신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우크라이나 가입 초청 선언에 이르진 못할 전망이다.

지난 정상회의에서 나토는 "모든 동맹이 동의하고 조건이 맞으면" 우크라이나에 가입을 초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는데, 미국과 독일 등 일부 회원국이 우크라이나의 조속한 가입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청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절차 개시를 의미해 나토가 러시아와 직접 대결해야 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트럼프 2기 때 미국이 기존의 우크라이나 가입 지지 입장을 철회할 가능성도 있어 이번 회의에서 의미 있는 결과 도출을 기대하기 어렵단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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