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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러, 유럽서 냉전시대 '미사일 위기' 재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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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미국이 독일에 장거리 미사일을 배치하면 러시아도 서방을 타격할 수 있는 핵탄두 장착 미사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미국은 최근 워싱턴에서 개최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 2026년부터 독일에 토마호크 미사일 등 장거리 미사일 배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와 관련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러시아 해군의 날 기념 연설에서 "핵탄두가 장착될지 모를 장거리 미사일이 우리 영토 내 목표물에 도달하는 시간이 10분 내외"라며 미국의 조치는 냉전 시대 미사일 위기를 재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및 유럽 위성국가, 기타 전 세계 지역에서 벌어질 행동에 맞서 똑같이 맞대응 조치를 취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푸틴은 미국의 유럽 내 장거리 미사일 배치 계획을 1979년 서유럽에 퍼싱2 미사일을 배치한 NATO 결정에 비유했다. 당시 소련 지도부는 퍼싱2 배치를 소련의 정치적 군사적 영향력을 없애려는 미국 주도 음모의 일부로 간주했다.

푸틴은 "현재 상황은 유럽 내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퍼싱 전개와 연관된 냉전 시대 상황을 연상케한다"고 덧붙였다. 다양한 핵무기 장착이 가능한 퍼싱2 미사일은 1983년 서독에 배치됐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중단거리 핵탄두 장착가능 미사일 생산을 재개할 수 있다는 앞서의 경고를 되풀이하고 미국이 유사한 미사일을 유럽과 아시아에 전개한 후에 배치 장소를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와 미국 외교관들은 양국이 겉으로는 위기 해소를 외치지만 실상은 위기를 확대시키고 있다는 이유로 양국 관계가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때보다 더 악화돼 있다고 말했다.

쿠바 미사일 위기는 미국이 터키와 이탈리아에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하자 소련이 쿠바 혁명 후 미국의 침공 가능성을 우려한 쿠바에 미사일을 배치하며 전쟁 위기까지 고조된 미국과 소련간 충돌 사태를 말한다. 소련이 쿠바에서 미사일 철거를 결정하고 미국도 터키의 미사일을 철거하면서 위기가 해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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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해군의 날 해상사열을 받고 있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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