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ETF 승인 시 '수수료 경쟁' 점화…블랙록도 '조건부 0.2%' 걸었다
코투선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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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9 14:02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기한 앞두고 신청사 간 '수수료 경쟁' 시작
블랙록, 1년 간 0.2%·향후 0.3% 책정…전문가 "예상보다 훨씬 저렴한 수준"
비트코인 일러스트. 17.06.23 © 로이터=뉴스1 |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킬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이르면 10일(현지시간) 승인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승인 시 ETF 운용사들 간 '수수료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해시덱스를 제외한 모든 ETF 신청사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S-1(증권신고서) 신청서 수정본 제출을 마쳤다.
현물 ETF가 승인되려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트레이딩·마켓 부서로부터 19b-4(거래규칙변경 관련 신고서)를, 기업금융 부서로부터 S-1(증권신고서)을 승인받아야 한다. 앞서 신청사들은 지난 5일(현지시간) 19b-4 신청서 수정본 제출도 마쳤다.
◇최저 수수료는 '0.24%+6개월 면제' 비트와이즈…블랙록도 '1년 간 0.2%'
비트코인 현물 ETF 주요 발행사들의 ETF 거래 수수료. |
S-1 신청서에선 자산운용사들이 ETF 거래를 위해 책정한 수수료를 확인할 수 있다. 가장 낮은 수수료를 책정한 건 가상자산 운용사 비트와이즈다. 당초 0.25% 수수료가 가장 낮은 수수료로 알려져 있었으나, 수수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이 같은 선택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비트와이즈는 수수료를 0.24%로 책정했다. 또 거래 시작 후 첫 6개월 또는 펀드 운용 규모가 10억달러를 기록할 때까지 한시적으로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그 다음으로 낮은 수수료를 책정한 것은 아크인베스트와 반에크다. '돈나무 언니' 캐시우드가 이끄는 자산운용사이자 SEC의 심판대에 가장 먼저 오르는 아크인베스트는 수수료를 0.8%에서 0.25%로 인하하고, 역시 거래 첫 6개월 간은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이 밖에 눈에 띄는 곳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이자 '비트코인 현물 ETF 붐'을 일으킨 장본인인 블랙록이다. 블랙록의 수수료는 0.3%로, 다른 ETF 신청사들과 비교해도 경쟁력이 있는 편이다.
이에 더해 블랙록은 거래 시작 후 첫 12개월 또는 펀드 운용 규모가 50억달러를 기록할 때까지 한시적으로 수수료를 0.2%로 책정하기로 했다.
◇블랙록 '파격 선택'에 수수료 경쟁 본격화…"ETF 테러돔 일어날 수도"
블랙록의 이 같은 선택으로 수수료 경쟁은 더욱 본격화될 전망이다. 에릭 발추나스(Eric Balchunas) 블룸버그 ETF 애널리스트는 X(구 트위터)를 통해 "블랙록이 비트코인 현물 ETF 운용 수수료를 0.3%로 책정한 것은 당초 예상보다 훨씬 저렴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이로 인해 다른 신청사들은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아크인베스트는 블랙록이 S-1 수정본을 제출한 뒤 20분 뒤에 자신들의 S-1 수정본을 제출했는데, 운용 수수료를 기존(0.8%)보다 더 낮췄다"며 "비트코인 현물 ETF가 출시되면 운용사 간 수수료 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크인베스트도 블랙록의 결정을 염두에 두고 수수료를 더 낮췄을 것이란 추측이다. 이처럼 ETF 신청사들이 각사의 수수료 현황을 의식하기 시작하면서, 'ETF 테러돔'이 일어날 수 있다고 발추나스 애널리스트는 분석했다. 테러돔이란 빠져나갈 수 없는 갈등 상황을 비유할 때 쓰는 표현이다.
현재 가장 높은 수수료를 책정한 것은 가상자산 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이다. 그레이스케일은 자체 비트코인 신탁 'GBTC'를 비트코인 현물 ETF로 전환하기 위한 신청서를 낸 상태다.
이에 그레이스케일도 운용사들 간 경쟁 구도를 의식하고 수수료를 더 낮출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제임스 세이파트(James Seyffart) 블룸버그 ETF 애널리스트는 X를 통해 "그레이스케일이 비트코인 현물 ETF 운용 수수료를 기존 2.0%에서 1.5%로 인하했지만 이는 확정치가 아니다. 추가적으로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수수료 경쟁이 장기적으로는 투자자들에게 '잠재적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가상자산 은행 커스토디아(Custodia)의 케이틀린 롱(Caitlin Long) 최고경영자(CEO)는 X에서 "수수료 수익이 ETF 운용에 들어가는 비용보다 적을 때, 운용사들은 일반적으로 '증권 대출'을 활용한다"며 "이는 업계 관행 중 하나로, 투자자들에게 보이지 않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